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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의건강

코로나 시국 맹장수술 회복에 2주 걸린 후기

by 호박밭 2022. 2. 22.

조카가 학교에서 맹장이 터져 급하게 수술했습니다. 처음에 배가 아프다고 언니에게 전화가 갔었는데 언니가 일하느라 바빠서 제가 대신 가서 픽업을 해왔습니다. 그런데 단순 복통이라고 하기에는 아이 상태가 심각해 보였습니다. 언니는 애가 신경성 복통이 있어 이번에도 그런 것이라고 했지만 왠지 느낌이 좋지 않았습니다.

 

애가 허리를 못 펴고 끙끙거리는 것이 맹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고등학생때 맹장수술을 한 경험이 있어 어떤 느낌인지 알거든요. 언니에게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해봐야 할 것 같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맹장염 증상

맹장염은 소장 끝에 달려있는 충수돌기(맹장)에 염증이 생겨 붓는 것입니다. 이 맹장염은 자연적으로 낫지 않습니다. 염증이 계속 지속되다가 안이 곯아 고름이 차고, 결국 구멍이 나 고름이 뱃속으로 퍼지게 됩니다. 이것을 '맹장이 터진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주변에 있는 대장과 소장, 복막, 골반에까지 염증이 확산되기 때문에 잘못하면 죽을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맹장이 부은 것을 발견하면 바로 수술로 제거해야만 합니다

 

맹장의 가장 주된 증상은 복통입니다. 주로 맹장이 있는 왼쪽 아랫배가 아픈데요. 사람에따라 체한 것처럼 명치 통증으로 시작하기도 합니다. 아울러 구토와 설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처음에는 체한 걸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약을 먹고 안정을 취해도 낫지 않고, 점차 아랫배로 통증이 내려오기 때문에 결국 맹장이라는 걸 인지하게 됩니다.

 

맹장염을 진단하는 방법은 간단합니다. 가장 많이 하는 방법은 의사가 아픈 배를 눌러보고, 허리를 쳐보는 건데요. 특히 뒷허리를 툭 칠때 앞으로 펄쩍 뛰어오르게 아프면 맹장염일 가능성이 큽니다.

 

또다른 방법은 CT를 찍어보는 것입니다. CT를 찍으면 맹장인지 아닌지 바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이 방법이 통하지 않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임산부 입니다. 임산부도 임신 중에 맹장염에 걸릴 수 있습니다. 아기가 좀 큰 경우 아기에게 맹장이 가려져 있어 촉진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런 경우 소변검사, 피검사를 통해 체내 염증수치를 확인해 수술 여부를 결정합니다.

 

 

코로나 시국의 맹장수술

지금 코로나 시국이라 맹장수술이 바로 가능한지 걱정했는데 가능했습니다. CT찍고 바로 수술에 들어가서 참 다행이었죠. 만약 수술하기 전에 열이 난다면 코로나 검사 부터 하고 수술하는데, 다행히 열이 안나 바로 수술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도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열이 있었으면 아파 죽겠는데 PCR검사 나올 때까지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하니까요.

 

조카는 복강경으로 맹장수술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개복으로 했는데 참 기술이 좋아졌네요. 30분만에 수술을 마치고 일반병실로 옮겼는데요, 깨자마자 너무 아파하더라고요. 저도 맹장수술 후 많이 아팠고 하룻밤 내내 구토를 했었던 기억이 나 짠했습니다. 그래도 참는 수 밖에요... 너무 아파하면 간호사 언니가 진통제를 넣어줍니다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의 차이점

복강경 수술은 배에 구멍을 두 개 뚫어 내시경을 침투시켜 맹장을 떼어내는 수술이고, 개복 수술은 말 그대로 배를 open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 왼쪽 아랫배에는 5cm 의 흉터가 나 있습니다. 복강경으로 하면 이런 흉터가 남지 않는 다는 장점이 있네요.

 

다만 복강경으로 수술하면, 몸 내부의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가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폐가 쪼그라듭니다. 그래서 수술에서 깨어난 후 2~3시간 동안은 자지 말고 숨쉬기 운동을 해서 폐를 원래대로 돌려놔야 합니다. 그런데 계속 졸립다는게 함정.

 

개복수술은 이런 과정이 없습니다. 대신 통증이 복강경 수술보다 더 심합니다. 그런데 수술 후기를 들어보면 복강경이든 개복수술이든 뱃속의 장기를 떼어내는 것이니 둘 다 똑같이 아픕니다. 그리고 입원 기간은 복강경 수술은 3, 개복수술은 1주일로 개복수술이 더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맹장 수술 후 관리법

일단 방귀가 나올 때까지는 무조건 금식입니다. 물도 마시면 안 됩니다. 항시 맞고 있는 링겔 때문에 목마름도 배고픔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다만 배가 아플 뿐.... 그러다가 방귀가 나오면 묽은 죽부터 시작해 밥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회복되면 퇴원하게 됩니다

 

퇴원 후에도 수술한 곳이 계속 아픕니다. 조카는 어려서 그런지 2주만에 괜찮아 졌지만 넉넉잡아 한달간은 요양한다고 생각하고 무리한 움직임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맹장수술 비용

맹장은 의료보험 적용이 되기 때문에 자기부담금 10만원 정도만 내면 됩니다. 하지만 입원 병실비는 별도인데요, 실비보험을 들어두었다면 10%만 내면 되기 때문에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실비보험도 보험에 따라 2인실 까지만 보장이 되는 곳도 있고, 4인실 까지만 보장 되는 곳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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